반복 재생

그런 거 있잖아요

노랫말과 멜로디 뿐만 아니라

어떤 곡의 분위기 자체가 좋은 거

길가 혹은 라디오에서 그런 곡이 흘러나오면

사람들의 숨결에 흩어지는 노랫말을 적어두고서

서둘러 집에 돌아와 그 곡을 찾아보곤해요

그렇게 길바닥에 흘리고 온 곡을 찾고 나면

적게는 몇시간 길게는 하루 종일 듣곤 해요

잠결에도 그 노래가 들리면 흥얼거릴 만큼요

그렇게 반복 재생을 해 둔 곡을 들으면

오랜 시간 쓴 베개의 가운데가 푹 꺼진 부분이

그 노래로 채워지는 기분이 들곤 하죠

마치 오랜 석탑 사이 머무르는 고임돌처럼

석탑이 기울지 않게 힘을 보태주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유독 지친 날이 내게 찾아온다면

고임돌을 닮은 곡을 반복 재생을 해두려구요

곤히 잠에 든 귓가에 머무를 수 있게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