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염없이 강변을 걸으며 꽃을 바라보다
사람들의 무심한 손길에 툭 떨어진 꽃가지를 하나 주워
한 모금 남은 물병에 꽂아둔다
어쩌면 욕심일지도 모르겠다
자연스레 멀어지는 걸 이렇게 붙잡아둔다는 건 말이다
그럼에도 붙잡아두려는 건 긴 겨울 뒤 피어난 설렘을
조금이나마 더 간직하고픈 마음 때문이다
이 계절이 아니라면 맺히기 어려운 그런 설레는 마음
봄꽃에게 있어 보통의 하루라는 건 어떤 걸까
봄바람에 피어나고 봄볕에 저무는 그런 하루일까
혹은 철새처럼 하나의 계절에 찾아다니는 걸까
땀이 맺힐 만큼 기온이 오른 뒤
약속이라도 한 듯 피어났던 꽃의 물결은
이제 봄바람 따라 저만치 물러가고
무료하리만큼 보통의 하루는 다시 저물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