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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씀 May 01. 2023

내가 알던 바다

돌 많고 바람 많고 아낙네가 많아

뭍에 사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아내던 그 곳은

뜨내기의 발걸음은 반가이 여기다가도

오래 있을 곳이 아니라며 괜한 심술을 부렸지


어떤 계절은 수월하다가도

다른 어떤 계절은 수월치 않아

청명한 하늘이 가득할 때면

에메랄드빛 가득 찰랑이다가도

수면 위로 먹구름 잠깐 머무른다 싶으면

이내 어두운 낯으로 울렁거렸네


내가 알던 바다는 그랬지


궂은 얼굴을 하다가도 말간 웃음 비추고

잠시 뾰루퉁하다가도 금세 화가 풀린 모습을 하는

그래서 때론 애를 먹다가도 마음을 기대곤 했던

내가 알던 바다는 그저 수많은 바다 중 하나일 뿐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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