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울고 싶은 날들은 셀 수 없이 많은데
꾸역꾸역 참아내는 건 결국 내 몫으로 남겨질 감정들이 버거워서일 테다
온종일 눈물을 쏟아내는 그런 날이 있다
울컥거림을 겨우 벗겨내면 찾아오는 공허함은 이루 말할 수 없지
떠난 후 남겨지는 것들을 생각하다 문득 현실을 떠올린다
매달 나가는 고정 지출
갚아나가야 할 할부금
떠난 뒤에 생기는 부수적인 지출들
남겨진 이들의 몫이라 생각을 한다 해도 그 몫을 떠넘기기는 싫다
그 몫의 버거움은 무척이나 무겁고 무서운 걸 알기에
세상에 따뜻한 말은 참 많은데 무거운 말은 왜 이리 또 많은 건지
내 일이 안 될 거라는 확신을 가지면 그 단어들의 무거움은 배가 된다
다시 주문을 외워본다
괜찮아
별 일 아니야
지나가는 일이 될 수도 있어
아무렇지 않을 수 없지만
아무렇지 않게 지내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