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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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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씀 Nov 21. 2024

마음에 얹힌 것이 많은 이는

어김없이 숲을 찾는다


흔한 대나무 하나 보이지 않지만

아무래도 상관은 없다


그저 목소리 놓아둘

구덩이 하나만 있으면 될테니


그는 숲에 도착해

곡괭이와 삽으로

깊은 구덩이를 판다


땀은 비 오는 듯 흐르는데

가슴에 얹힌 것은 그대로

엎드려서 소리를 질러본다


옛날에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수없이 외치던 이름 모를 그 사람처럼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오히려 이런 말을 내뱉는 게 나을런지도


하지 못한 말

하기 어려웠던 말을 겨우 내뱉은 이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발걸음을 옮긴다


여전히 가슴에 다 하지 못한 말을 얹은 채로

여전히 붉어진 눈가를 닦지 못한 채로


그렇게 그렇게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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