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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 시선

밀폐된 심장

by 권씀

유리병 속에서 심장이 뛴다


어디에도 닿지 못한 채

혈관은 가느다란 뿌리가 되고

잎맥처럼 퍼져나간다


심장의 표면을 기어오르며

조용히 아주 천천히

언젠가 이 벽을 부술 것처럼

꽃은 자라난다


그러나 병은 닫혀 있고 공기는 희미하다

심장은 갇힌 채로 피어나야 한다


어쩌면 그것이

가장 조용한 방식의 절망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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