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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 시선

빈 고요

by 권씀

창을 틀로 삼아

바라보는 들판은

긴 숨을 토해내며

겨울의 옷자락을 덮어두었다


마른 덩굴은

빈 벽을 감싸안고

어제의 꿈을 다독이듯

조용히 몸을 낮추었다


저 멀리 도시의 끝자락

낡은 집들이 모여 앉아

서로의 온기를 나누며

저녁 바람을 맞는다


하늘엔 노을이 번지고

어스름이 내려앉을 때

이 창문 하나 속에

하루가 저물어 간다


이 작은 틈 사이로

바라본 세상은

고요히 잠들며

또 다른 내일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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