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움트기 전 새벽녘
낡은 신발끈을 동여매고 산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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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벅터벅 터벅터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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빳빳했던 고개가 발끝으로 떨어질 즈음
깊은 산속에 자리 잡은
호수 가득히 피어난 물안개를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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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스름한 시간에만 나타났다가
빨간 해가 타오르면 삭아버리는 물안개는
그리움을 그대로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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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힐 만하면 허공을 휘젓게 되고
잊을 만하면 눈앞에 살아있는 물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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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도사리는 물안개에 머리가 어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