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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 시선

빗소리를 듣는다

by 권씀

우산을 쓰지 않았다

젖는 일은 오래전부터

그리 특별한 일이 아니었다


창틀에 부딪힌 물방울이

규칙도 없이 흩어지고

고인 물 위엔

덜 여문 하늘이 뒤집힌다


누군가는 뛰고

누군가는 멈춘다

나는 그 둘 중

어느 쪽도 아니다


비가 오고 있다는 사실이

어떤 감정도 끌어내지 않을 때가 있다

그저 비가 올 뿐이다


소리는 땅을 두드리고

나는 그 소리를 듣는다

이유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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