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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 시선

그 담장을 기억하며

by 권씀

한때 마음을 걸어두던

허물어진 담장이 있었습니다


그 위로 이름 모를 바람이 불고

한 줄기 줄기가

천천히 하늘을 올랐지요


가만히 바라보면

그 꽃은

누구를 닮은 듯했습니다


멀리 있는

다만 잊히지 않는 얼굴


시간은 무심히 흘러

담장은 무너지고

마음도 조금씩 벗겨졌지만

나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서

같은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그리고

다시 능소화가 피어나는 계절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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