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마음을 걸어두던
허물어진 담장이 있었습니다
그 위로 이름 모를 바람이 불고
한 줄기 줄기가
천천히 하늘을 올랐지요
가만히 바라보면
그 꽃은
누구를 닮은 듯했습니다
멀리 있는
다만 잊히지 않는 얼굴
시간은 무심히 흘러
그 담장은 무너지고
마음도 조금씩 벗겨졌지만
나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서
같은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그리고
다시 능소화가 피어나는 계절이 왔습니다
글장이가 아닌 글쟁이의 삶을 연모하며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