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저녁의 숨

by 권씀

빛이 멎은 자리 위로

구름은 제 그림자를 남기고 떠난다

햇살은 그 자리에 잠시 머문다


바람은 나무의 등을 어루만지고

낮의 소리들을 하나씩 벗긴다


누군가는 아직 길 위에 있고

누군가는 돌아오지 못한 채 서 있다


저녁은 아무 말이 없다

다만 오래 묵은 숨 같은 것이

가슴속에서 천천히 식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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