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남은 말, 남은 온도

by 권씀

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흘러내린다

감은 눈 위로 바람보다 먼저 빛이 스친다


세상이 멈춘 듯 고요하다

마음의 온도가

조용히 낮아진다


소리 없이

떨림 없이

주저 없이


누군가는 이 순간을

완연한 가을이라 했지만

나는 다만

식어가는 숨결의 온도라 불러본다


오늘도 빛이 식는 소리를 듣는다

혹여나 그 자리에

전하지 못한 말 한 움큼이 남았을까


낮의 시간을 뒤로 한 채

다시 감은 눈 위로 빛이 스친다


마치 바람처럼

아무런 미련 없이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돌담 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