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경계 지점

by 권씀

달은 울타리 위에 잠시 걸린 채

어느 쪽도 선택하지 않는다

별들은 흩어진 약속처럼

하늘에 남아 말을 아낀다

수평선은 여러 번 겹쳐

하루와 하루를 가르고

기둥 하나가 그 사이에 서 있다

넘어가도 되는 곳과 머물러야 하는 곳

그 사이에서 나는 오래 서성였고

달은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아주 조금 더 얇아진다

나는 그 얇아짐을

결심이라 부르지 않고

빛이 스스로를 덜어내는

방식이라 생각한다


남겨진 것은

건너지 않은 이유가 아니라

아직 남아 있는 온기라 불러본다


울타리는 여전히 제 자리에 있고

별들도 제 말을 끝내지 않은 채

나는 오늘도 넘지 않음으로 밤을 건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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