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불릴 필요가 없는 이름을 달고
길 가장자리에서 제 몫의 키를 익힌다
누가 심은 적도 없고
돌봐준 기억도 없지만
해마다 같은 자리에서
조금 다른 얼굴로 피어난다
발걸음은 늘 그 위를 지나가고
바람은 방향을 묻지 않으며
계절은 한 번도 약속을 지킨 적 없으나
그것은 사라지는 쪽을 선택하지 않는다
부러지기보다 휘어지고
휩쓸리기보다 다시 선다
눈에 띄지 않는 대신
눈을 피해 살아남는 법을 안다
개망초는 특별하지 않다는 이유로
쉽게 지나쳐지지만
그래서 끝내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나는 그 방식을 오래 바라본다
버티겠다는 말도 강해지겠다는 말도 없이
다음 계절에도 거기 있을 것 같은 그 태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