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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씀 Aug 30. 2017

강을 유람하는 고래가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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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을 유람하는 고래가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저기 아마존에 서식하는 분홍 돌고래 말고요. 덩치 커다란 녀석 있지 않습니까. 그래요. 눈깔이 사람 두어 명 합쳐놓은 것보다 큰 녀석 말이오. 녀석의 꼬리를 발견한 건 대낮이었지. 나만 본 것도 아니야. 뒷집에 사는 케빈 녀석이랑 케빈 친구 놈들 중에 다비드 있잖소. 그 키 작고 엄청 고지식한 녀석. 그 녀석들이랑 봤지. 못 믿겠으면 지금 가서 물어봐요. 케빈 녀석이라면 믿을만 하지 않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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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대관절 어찌 된 영문인지 모르겠어. 그걸 알면 내가 이 습한 동네에 있었어요? 진작에 어디 연구소나 하다 못해 동물원 사육사로도 있었겠지. 강에 소금기가 있는 건가 싶어서 떠먹어 봤는데 그건 또 아니야. 에이, 촌장님이 뭘 알겠어요. 아니, 말이 나와서 말이지. 그 양반 고지식하지 않소. 당장에 코끼리가 날고 있다 해도 아니라고 할 사람인데. 다비드 녀석이 촌장인 지 아버지를 그대로 안 닮아서 다행이야. 안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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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동안 녀석이 언제 보이나 봤는데 말이죠. 사람들이 한창 일할 시간에 살짝 올라오더라고. 고래가 숨 쉬러 올라오잖소. 녀석들이랑 본 게 오후 4시쯤이었나. 그 시간엔 어김없이 올라오더라고. 신통하기도 하지. 시계가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오. 암튼, 얼마 안 있으면 녀석이 있다는 걸 사람들이 알게 될 텐데, 그 앞에서 고래 장사나 해볼까 싶네요. 아니 아니, 녀석을 잡아 족친다는 건 아니고 모양 본떠서 먹을 거 판다던지 기념품 같은 거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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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말인데, 같이 동업할 생각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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