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을 두 팔 가득 안고서 욕조에 몸을 담갔다
손끝에 여러 개의 고랑이 생길 정도의 시간이 될 때까지
몸을 담그고 나니 그리움의 때도 그렇게 물에 불어버렸다
불어버린 그리움을 손가락 끝으로 밀어봐도
결국에 밀리지 않는 것은
아니 밀지 못한 것은
그리움이 잊힘에 대한 두려움이 컸기 때문이다
욕조에서 겨우 몸을 일으켜
젖은 몸을 말릴 때 그리움도 그렇게 말라갔다
그리움이란 때를 불려 밀어버릴 수만 있었다면
그 때를 밀어버릴 용기만 있었더라면
나는 수십 번 수백 번 수천 번이고
욕조에 몸을 담가 밀고 또 밀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