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돈을 줍고서

by 권씀

길바닥에 웅크리고 있는 낙엽들 사이로

생경한 알몸을 드러낸 녀석이 있어

가까이 가보니 돈이 떨어져 있다


누가 떨어뜨린 돈일까

언제 떨어뜨린 돈일까


거스름돈을 받고서

장바구니를 신경 쓰느라

떨어진 줄도 모르는 돈일까


이래저래 고개를 갸웃거리며

괜히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냉큼 집어 들고서 주머니에 쑤셔 넣는다


누가 볼까 싶어

후다닥 자리를 피해 으슥한 곳으로 가

주머니에 구겨 넣어둔 돈을 꺼내어 세어본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파라라락

손으로 얼른 넘겨보니

자그마치 천 원짜리 여덟 장이다


주운 돈은 가진 돈이랑 합치지 말고

얼른 써야 한다는 그 말이 퍼뜩 생각나서

무엇을 살까 한참을 고민한다


돈을 잃어버린 사람의 마음은 간 곳 없고

알량하게도 주운 사람의 마음을 들쑤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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