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겨울에는

by 권씀

눈과 비를 허락하지 않은 겨울은 바람마저 메말라있다. 그래서 겨울이라는 계절은 늘 목을 마르게 한다. 괜한 기침을 콜록이며 목을 가다듬어도 바짝 마른 입술과 목엔 물기가 맺히지 않는다. 겨울 거리를 거닐다보면 바람과 마주하는데 그럴 때면 눈물이 핑 돌기도 한다. 겨울에 부는 바람은 몸에 남은 자그마한 물기마저도 이렇게 훔쳐낸다. 길 가운데서 바스락거리는 낙엽처럼 감정은 메말라 자그마한 바람에도 휘둘리며 부서진다. 뜯어놓고 먹지 않은 비스켓처럼 잔뜩 메말라버리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겨울엔 감정마저도 건조해져서 부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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