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가마솥의 눈물

by 권씀

아궁이에 깊이 땔감을 넣어 불을 지핀다

가마솥에 불린 쌀과 물을 넣어
한참 동안 불을 때고 있노라면
어느새 가마솥에서 한줄기 눈물이 흐른다

콩기름을 마른행주에 묻혀
반질반질 윤이 나도록 닦은 가마솥은
일평생을 날름거리는 불과 함께다

쇳덩어리에서 쇳물로 녹아
온몸을 담금질을 당하고
여러 차례 굴려지고 나서야
비로소 가마솥이 된다

아궁이에 올려진 가마솥에서
한줄기 눈물이 흐르는 것은
제 속을 한가득 채운 후
온몸이 달궈져야만 하는
제 신세가 한스러워서일까

가마솥은 오늘도 눈물을 흘린다
주르륵
주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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