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어느 봄날

by 권씀

어느 봄날 볕이 좋아 바깥을 바라보니

어린아이가 엄마 손을 잡고 아장아장 걸어간다


나도 저런 때가 있었지

깊게 주름이 잡힐 만큼 웃음을 머금다


바깥공기가 궁금해

겨울 내내 닫아두었던 들창문을 열어

손바닥을 내밀어본다


오목한 손바닥 위로 봄볕 가득히 담기고

겨울을 떨치지 못한 미련한 바람은

끊임없이 스치고 또 스친다


어느 해에 길을 걷다 무심코 꺾었던 붉은 꽃

꽃이 떠난 그 자리엔 새로운 꽃이 피었을까

그 꽃도 붉은 옷을 입고 봄볕을 만끽하고 있을까


행복을 속삭이던 옛사랑의 붉은 뺨이 생각나

괜히 또 울컥해지는 어느 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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