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비 원더의 Ribbon In the sky가 흘러나오는 카페 안, 한낮의 태양을 피해 들어온 이들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한다. 정적이었던 카페는 이내 동적인 공기가 흐르고 잠깐의 여유를 만끽하던 이들은 카페 음악이 아닌 자신이 즐겨듣는 노래를 틀고서 귀에 이어폰을 꽂는다. 한 그룹의 소리가 커지면 다른 이들의 목소리도 따라 커지는지라 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리곤 하지만 괜히 날카롭단 말을 듣기 싫어 잠자코 있는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조용한 시간에 대한 지불을 했고 그들 또한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 대한 지불을 했으므로 조금의 불편이야 그냥 넘어가기로 한다. 집사님, 목사님 이야기가 나오는 걸 보니 교회 청년들인가 보다. 종교에 대한 거리감은 없지만 그저 일부의 행동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아서 그저 생각을 한다. 오늘도 그들을 싫어할 하나의 이유가 추가됐구나 라고.
며칠 좀 시원하다 싶었는데 여전히 덥다. 아직 8월도 다 안 갔는데 나는 여름을 쫓아내고만 있다. 난 참 어리석기도 하지. 오는 계절은 반기면서 갈 계절은 잘 배웅할 생각은 않고 내쫓을 궁리만 하고 있다. 그래서 타인에 대한 거리감도 있는 걸까. 그저 나에게 성가시다 싶으면 내쫓으려 하니 이또한 안 좋은 것일테다. 결국엔 이어폰을 귀에 꽂는다. 내 불편함이 타인에 대한 날카로움으로 바뀌면 나 또한 안 될 일은 하는 거라서. 그래도 못내 아쉽다. 오늘 카페의 선곡은 참 좋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