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카페에서

고독을 생각한다

by 권씀

텅 빈 카페 안은 마치 동굴과도 같다. 어쩌면 고래의 뱃속 일런지도 모르지. 놈이 아가리를 벌릴 때마다 빛은 어둠의 자리를 살금살금 치고 들어온다. 고독이라는 근사한 말로 나를 과잉보호한다. 이러면 그래도 좀 나아질 것 같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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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을 할 일은 많아지고 그만큼 나를 갉아먹는다. 나는 아직 기대치가 남아있는 걸까. 이럴 땐 뜻도 모를 이국의 노래를 듣기라도 하면 좋을 텐데, 노래를 듣다 보면 또 가사를 찾아보겠지. 그렇게 가벼운 호기심에 고독은 짓눌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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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간한 카페에 다 있다는 흡연실이 여기엔 없다. 창 밖을 내다보니 건너편 골목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물고 있다. 그들에게도 허락된 마지막 숨통인 걸까. 생각이 많아진다. 생각을 덜 하기로 마음먹었음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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