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결혼식

by 권씀

거울을 마주하고
웃는 연습을 해봐

돌이켜보면
참 오랜 시간이야

우리 둘 거닐던 그 거리엔
어느새 단풍으로 색색 물들어있고
우리 둘 이야기 나누던 그 카페엔
세월에 낡아버린 추억들이 내려앉아있어

말갛게 뜬 햇살 아래 붉게 머금은
우리의 추억은 그 언젠가 꺼내 보면
배시시 웃음이 나는 그런 추억일거야

내딛는 발길에 낙엽이 채이는 것처럼
그 흔한 감정 표현조차
그땐 왜 그렇게 주저하고만 있었던 걸까

운명 같은 사랑이라는 건
정말 별것 없었을지도 모르는데 말야

부쩍 차가워진 새벽 공기에
흠칫 놀라 깨버린 오늘이야

미리 골라둔 옷을 하나 둘 입고
평소엔 잘 다듬지도 않는 머리를 매만져
다시 거울을 바라보며 웃는 연습을 해봐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말을 해

너의 결혼 진심으로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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