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부정이 씻어내리기를 기원하며

by 권씀

달 얼굴 비추지 않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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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선 나무 아래
물 한 그릇 떠 놓고 정갈한 마음 담아
정성껏 두손 모아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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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부정한 것들
손 빗질로 그러모아 물 위에 띄워
부디 씻겨 내려가라고 그렇게 치성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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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얼굴 어두워 한 치 앞 보이지 않지만
밝은 새날이 오면 어둠을 걷어가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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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한 것들 득실거리는 것들 병을 옮기는 것들
또한 훤히 사그라지고 걷히리라는 마음을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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