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보다 이른 잠을 청한 날은
어김없이 중간에 깨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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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차가운 선선한 바람이 불고
머리맡에 놓아둔 물통엔 작은 이슬이 맺혀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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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급할 것도 없는데
괜한 갈증에 물을 꼴깍 삼키고선
멍한 눈으로 방안을 둘러본다 ⠀⠀⠀⠀⠀⠀⠀⠀⠀⠀⠀⠀⠀⠀⠀⠀⠀ ⠀⠀⠀⠀⠀⠀⠀⠀⠀⠀⠀⠀⠀⠀⠀⠀⠀⠀
어슴프레 밝아오는 새벽이 되려면 한참이고
달빛 아래 잔잔히 제 모습을 드러내는 풍경이
어쩐지 평소와는 달리 낯설다 ⠀⠀⠀⠀⠀⠀⠀⠀⠀⠀⠀⠀⠀⠀⠀⠀⠀⠀ ⠀⠀⠀⠀⠀⠀⠀⠀⠀⠀⠀⠀⠀⠀⠀⠀⠀⠀
이런 밤엔 영락없이 꼭두새벽을 기다린다
그리고 영락없이 또 지난날을 주워들고
머리맡에 받히고 한참을 되새김질한다 ⠀⠀⠀⠀⠀⠀⠀⠀⠀⠀⠀⠀⠀⠀⠀⠀⠀
또 이렇게 새벽은 오늘이 아닌 어제로 채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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