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진 않아요. 같이 커피 마시며 이야기 나누고 싶을 뿐이죠. 이런 날 두고 누군간 그게 외로운 거라 말하겠지만, 구구절절하게 말을 할 필요가 뭐 있을까요. 나조차 내 감정을 두고도 명확히 말을 하지 못하는데요. 맞아요. 결국엔 저마다의 해석일뿐인 거죠. 혼자 어딘가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내 감정을 써내려가는 일이 잦아졌어요. 오늘은 어떤 일이 있었지란 걸 쓰는게 일기라면 이건 그냥 끄적거림인 걸까요. 높은 산엔 벌써 꼭대기부터 물들고 있어요. 푸른 나뭇잎들은 붉고 노랗게 제 단장을 하죠. 훌쩍 어딘가로 가볼까 생각하다 방향을 틀기도 여러번이에요. 명확한 목적지를 정하지 않을 때면 이렇게 여기저기를 쏘다니죠. 계획을 짜고 출발을 한다해도 별 다를 건 없어요. 결국엔 내 마음 가는 방향으로 향하니까. 오랜 사람에게 연락을 하고 밥이 아니라 커피를 마시자고 슬쩍 이야기를 꺼내죠. 밥보단 커피가 아무래도 편하니까. 취향을 탈 것도 없어요. 메뉴를 정하는 데 그리 큰 고민을 덜 하게 되거든요. 한적한 곳에 있는 카페에도 사람들이 몰려드는 이유가 그게 아닐까요. 풍경이 좋다는 것보단 부담이 덜 한 거니까. 오랜 사이엔 그리 긴 말도 필요없어요. 그런 거 있잖아요. 서먹한 공기가 흐르면 뭐라도 말을 해야할 것 같단 거. 새로운 이를 만나면 어쩐지 말 하나에도 무게를 얹고 생각을 하게 되는데 오랜 사이엔 그런 건 필요없으니까. 자주 만나는 곳, 늘 마시던 커피 그거면 되는 거죠. 생각보다 새로운 관계에 붙는 긴장감은 크더라구요. 계절의 시작과 끝, 그 사이의 틈에 슬쩍 발을 밀어넣어봐요. 간 보는 건 아니고 그냥 계절이 바뀌는 시간에 나도 묻어간다는 거죠. 오늘은 숲으로 발길을 돌려볼까 해요. 곳곳에 카페가 들어서있는 요즘, 온전히 숲을 보기란 생각보단 어렵죠. 어지간하면 사람들이 모이니까요. 사람들도 같은 생각일테죠. 아무래도 삭막한 회색빛보단 포근한 초록빛이 그리우니까요. 힐링이라는 말이 여기저기 소모되면서 힐링을 위한 준비를 해야한다는 게 무의식 중에 자리잡았어요. 사실 그리 거창할 것도 없는데 말이죠. 지쳤단 말에 고생했단 말이나 고작 그걸로 그러냔 말을 하는 사람보단, 밥 잘 먹고 반가이 만나자는 말을 사람에게 큰 고마움을 느껴요. 아직 마음이 덜 자랐다는 생각때문이겠죠. 그래도 늘 듣기 좋은 말은 괜찮아. 좋아질 거야라는 말이에요. 어쩔 수 없죠. 그게 내 감정을 두르고 있는 거니까. 언젠가 날 맑고 서로의 시간이 괜찮을 때가 되면 우리 만나요. 만나서 커피 마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