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남은 생을 가늠하며

by 권씀

내가 가진 생의 시간은 얼마나 남아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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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지껏 경험하지 못한 것에 다다르는 것은
그리 유쾌하지 않으리라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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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울 것보다 비워낼 것들이 많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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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비워내다 멈추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그것을 미련이라 부르고
혹자는 한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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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세상을 누빈 후 남은 시간의 길이가
숫자로 분명하고 정확히 보일 수 있다면
나는 미련을 가질까요
아니면 후련함을 가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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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따금 생각을 하곤 합니다
내 생의 길이가 어느 정도인지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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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준비를 하고서 때를 기다리는 것과
아무런 준비 없이 때를 맞이하는 것이
그렇게 큰 차이는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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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떨림의 정도가 더하고 덜한 차이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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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은 생의 시간을 가늠해보려 합니다
미련이 많은지 후련함이 많은지
그 무게를 저울에 달아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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