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미는 배추알을 솎아 김장을 하고난 뒤, 이리저리 흩어진 배춧잎 하나씩 모아 말리곤 했다. 잘 말려둔 배추시래기 들들 볶아 된장 풀고 멸치 두엇 넣어 국을 끓이면, 온기 가득한 저녁 시간이 되곤 했지. 겨울의 낮이란 무척이나 차갑고 시린 거라, 조금의 볕이라도 머리맡에 두면 이내 노곤해지는데, 그럴 때면 외할미 시래기국이 왜그리 생각나는지. 무청시래기는 푹 삶고 볶아 무생채랑 무치고, 배추시래기는 국으로도 먹고 찌개로도 먹고. 외할미는 참 알뜰하게 살았구나. 시래기 말리는 풍경을 남기다 오랜 시간 먼길 떠난 외할미 생각에 코가 찡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