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툭. 털어놓은 그런 마음에 볕이 들까

by 권씀

아무런 말을 하고 싶지 않은 날엔
홀로 서있는 나무를 부둥켜 안고 울었고

전봇대 아래 아무렇게나 놓인 쓰레기봉지를
길고양이들이 아무렇게나 헤쳐놓으면 괜히 코가 시큰해졌네

툭 털어놓고 싶은 마음은 어지간하지가 않아
어느샌가 빛 아래 길게 놓인 내 그림자에게 말을 걸곤 했지

너의 이름을 부르고 싶은 마음은 바람처럼 부풀었지만
그 바람에 괜한 마음이 실릴까 싶어 꾹꾹 참아내었네

차갑게 식어가는 시간이 다시 오면
나는 어쩌지 못할 마음을 또 다독이며 울먹이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이 어둠이 지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