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말을 하고 싶지 않은 날엔
홀로 서있는 나무를 부둥켜 안고 울었고
전봇대 아래 아무렇게나 놓인 쓰레기봉지를
길고양이들이 아무렇게나 헤쳐놓으면 괜히 코가 시큰해졌네
툭 털어놓고 싶은 마음은 어지간하지가 않아
어느샌가 빛 아래 길게 놓인 내 그림자에게 말을 걸곤 했지
너의 이름을 부르고 싶은 마음은 바람처럼 부풀었지만
그 바람에 괜한 마음이 실릴까 싶어 꾹꾹 참아내었네
차갑게 식어가는 시간이 다시 오면
나는 어쩌지 못할 마음을 또 다독이며 울먹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