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오지 않는 비를 기다리며

by 권씀

세상 먼지 잔뜩 머금고

미처 헹궈내지 못한 하늘 탓에

온종일 텁텁한 공기가 서성인다


이럴 때는 시원하게 비가 와주면 좋을 텐데

세상일이 다 그렇듯

이 역시 마음 내키는 대로 되지 않는다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비가 올 듯 말 듯 한 하늘은

습한 회갈색 빛으로 가득 차 있다


잔뜩 쌓인 설거지를 끝내고

밀린 빨래를 하다 말고 또 머뭇거린다


비가 오면 비 그친 뒤 빨아 널까

아니 지금 널어도 괜찮지 않을까


우물쭈물하는 동안

하루가 나처럼 머뭇대며 식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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