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The City

by 권씀

비가 내리기 전 습기가 온 세상에 내려앉은 시간은 무척이나 지루한 법이다. 해가 뜨지도 않고 비가 시원하게 내리지도 않은 어정쩡함이 괜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곤 한다. 회색빛이 가득한 도시의 빌딩숲에는 초록빛을 띈 무언갈 찾아보기 힘들다. 도시의 삶이란 건 사람들의 낯빛도 회색빛으로 바꿔놓기 마련이라 웃음 소리는 기계음에 가까우리만큼 건조하다. 되려 밤이면 사람들은 생기가 돌아 잔뜩 조여놨던 타이와 벨트를 풀어놓고선 도시의 밤을 유랑하곤 한다. 사바나의 낮과 도시의 밤은 색을 제외한 나머지가 같다. 그저 본능에 집착하여 주린 배를 채우고 꽁꽁 싸매놓았던 성욕을 분출하고 쾌락을 만끽하는 것이다. 인간이 동물에서 진일보되었다고는 하지만 종이 한 장의 차이일뿐이다. 다를 것은 없다. 그저 시간과 공간의 차이일 뿐. 도시에 우기가 시작이 되면 그 습한 장막에 갇혀 나른해지기 마련이다. 오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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