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실물 센터

by 권씀

어디서 놓쳐버린 걸까

기약 없는 기다림은 참 싫은데 말이야


나는 오늘도 여기서 기다려

칸칸이 나뉜 눈을 떠도 어둠뿐인

그래서 시간의 개념조차 희미해지는 이곳에서


나의 근원보다 더 무거운 철문이 굳게 닫힌

빛 한 점 들어오지 않는 시간 속에서 마냥 기다리고 있지


지난 시간을 되새기는 건 대개 그럴듯하게 덮이거나

적나라하게 드러나거나 둘 중의 하나인 것 같아

뭉개진 손톱 끝으로 돌이켜보다가 이내 고개를 젓곤 그만둬


철컥!

문 여는 소리가 한참 지나고서야

푸른빛이 조금씩 꾸물거리며 기어들어와

나를 구원해 줄 누군가라면 좋을 텐데 말이야

하긴 이런 기대를 품는 것도 이젠 의미가 없지


사람을 놓쳤어

사람 냄새나는 그런 사람을


어디서 놓쳐버린 걸까

오늘도 기약 없는 기다림을 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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