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여름 매미 빼액 우는데 봄은 잊어버려. 꽃 색깔은 점점 진해지는데 언제까지 봄꽃 생각을 해. 저거 봐. 포스터칼라 물감처럼 저렇게나 진하잖아. 쟤들도 피하다 못해 저렇게 진하게 익어가는 거 아닐까?
하.
씻고 나오면 여름이 이렇게나 달려들어서, 금방 온몸이 젖어버리는데 언제까지 지난 봄을 이야기 하니. 씻는다는게 무의미할 정도로 열기랑 습기가 달려드는데. 아무리 제습을 해봐라. 금방 물이 넘쳐 흐르지. 인간 몸을 구성하는 70%가 물이라던데 이만치 땀 흘렸으면 게중에 5%는 빠졌겠지 하지만 10%가 다시 채워지는 느낌이야. 아무래도.
하.
그래. 그래. 지독한 여름이야. 여름. 별 수 없이 땀으로 범벅해야하는 그 시기. 우기건 건기건 간에 꼼짝없이 견뎌야 하는 그 시기란 말야. 손바닥을 내 살갗에 잠시 대었다 떼내면, 노란 싸구려 장판처럼 쩍쩍 소리가 난단 말이지. 쩍. 쩍. 쩍. 쩍. 어미새 기다리는 새끼새들 입에서 이런 소리 날까. 아님 그저 적적하다못해 절망적인 적적함이 몸에 배인 것들에게서 이런 소리가 날까.
하.
하.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