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해질녘 바다의 위로를 듣고 싶다

by 권씀

요즘따라 매일 같은 하루가 지나간다 생각했어. 밀려오는 물과 밀려나가는 물이 이리저리 오가는데 마치 하루의 반복을 닮아있다고. 하지만 돌이켜보면 같은 하루는 아니었지. 높고 낮음이 분명한 날이 있는가하면, 바람 한 점 일지 않아 무던한 날도 있었지. 똑같은 파도는 절대 오지 않아. 그저 나에게 오는 파도를 어떻게 타느냐에 따라 달라질 뿐이지. 난 그저 내게 주어진 파도 속에서 나름의 최선을 다하고 있었던 거야. 오늘은 해질녘 바다의 위로를 듣고 싶어. 철썩이는 파도소리가 될 수도 있고 소금내 가득한 바다 내음이 될 수도 있고 또, 바다 그 자체가 될 수도 있을 거야. 대낮의 바다는 뭔가 쫓기는 것 같아서 해질녘의 분홍빛 노을이 내려 앉은 그 시간의 바다의 위로를 듣고 싶어. 분홍빛으로 물든 푸른 물결 위 별들이 내려와 내게 눈높이를 맞추고 춤을 추며 노래할 바다의 위로를 듣고 싶어.


뭇사람들의 감정과 눈물을 고스란히 받아낸 바다는 그래서 짤까. 짠내 나는 푸른빛에 기대어 눈물을 쏟아내고 싶은 날이 종종 있었더랬지. 물보다는 진한 피보다는 연한 눈물을 하염없이 쏟아내고 있노라면 어느샌가 바다는 위로가 되어 한참이나 서성였어. 발 밑에 다다르기도 하고 멀찌감치 멀어지기도 하고. 그래서 사람들은 바다를 찾는 걸까. 여름의 기세는 여전한데 땀인지 눈물인지 모를 것은 이렇게나 내 볼 언저리에서 요동을 치지. 그래서 이런 날엔 바다의 위로를 들으러 가야만 하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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