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도로를 따라 영광의 노을을 훔쳐. 바다 한 가운데 집을 지은 태양. 바닷바람은 발자국을 모아 수평선을 만들고 무덤 같은 이들은 항상 어둠에서부터 울음을 삼키지. 풍경을 왕래한 이들의 속사정에 하늘은 자주 붉어져. 태양은 애드벌룬이 되어가장 높은 곳에서 삶을 비춰. 노을이 그려둔 이야기를 따라 사람들은 울타리를 높이 쌓았아. 붙잡기 보단 저물어 가는 시간들이 있어. 오래도록 붉었던 거야.
우리는 노을 안에 많은 걸 두었나봐. 달력 아래 신년운세를 꿈처럼 키우며 소망을 간직하지. 애드벌룬, 온 몸으로 타오르는 태양아. 바람과 낙엽은 시시때때로 도로 한복판을 질주하네. 우리는 지치지 않았고 버려진 날이면 그 흔적으로 새해다짐을 적었어. 모서리에서부터 자라난 품 속
그것을 떠올리다 보면 붉게 물든 홍시가 생각나지.
노을은 매번 하루의 끝에 찾아오네. 한 조각을 맞추고 나서야 지붕 위를 오르던 밤. 내 안에 둔 고리와 높이 쌓은 볏짚. 한 순간으로도 온 세상을 적실 수 있다는데 꿈마다 바람을 말동무 삼아 하늘 높이 올라보네. 애드벌룬, 눈동자를 적시는 둥근 샘, 붉은 치마를 펼치면 세상은 온통 뜨거워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