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거리는 유난히 짙은 파랑이다

by 권씀

거리는 유난히 짙은 파랑이다

새롭게 불어오던 바람은 쉽게 죽어나가지

고슴도치의 바늘처럼 단단하게 솟아난 빗방울은

우산 없는 이들의 등짝을 모질게도 찌른다

급한 걸음을 하는 이들을 겨냥해 거칠게도 내리치지


구름에서는 잿빛 비가 떨어져 내리는데 빛은 트일 수 없다

그림자의 이면은 빛은 아니므로 눈물은 빛에 반짝인다

비오는 날의 거리의 울음은 유난히 반짝이지

거리는 음습하고 언제나 습도는 높은데

비오는 거리에 눅눅하게 떨어지는 빗방울

빗방울은 금세 꽃을 틔울 예정이다

주인 없는 구름은 번개를 몰래 키우는 중이고

새로운 꿈들은 또다시 죽어간다

웃음 뒤에 숨겨진 무표정을 읽어야 하는 도시

거칠게 비가 내린다


순서없이 쏟아지는 빗방울

거리는 유난히 짙은 파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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