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할 수 없는 이유] 누가 먼저 사랑을 말했나…

말의 힘...

by 권두팔

토론토, 그러니까 너와 그녀가 함께 있었던..

우리가 어쩌면 함께 있었을 수 있었던 침대와 가구들은 네가 다 빼갔고,

덩그러니 소파만 있는 그 집구석 소파에 기대앉아

한국 가기 전 뭐라도 하면서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전자책을 뒤졌다.

내가 좋아했던 이승우 작가의 책이 있었다....

사실 스토리는 기억이 잘 안 난다. 그래도

내용 중에 여자가 '사랑해'라는 말을 해달라고 하면서 그 말을 뱉은 남자가 독백처럼 하는 생각의 글들이....

너를 더 용서하지 못하게 했다.


그러니까 모든 사랑의 고백은 강요된 것이지만, 거꾸로 사랑한다는 고백에 의해 사랑이 이끌려 나오는 일도 일어난다.
사랑하지 않으면서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은 어렵지만, 사랑한다고 말해놓고 사랑하지 않기는 더욱 어렵다는 말을 어떤 소설가는 자기 소설집 작가의 말에 쓴 적이 있다.
기본적으로 이 문장은 말의 주술에 대한 것으로 읽힌다. 말이 가진 힘에 대한 말,
그러면 자극을 가한 주체에게는?
말을 들은 사람이 아니라 말을 한 사람에게는? 말의 영향은 말을 듣는 사람만 아니라 말을 하는 사람에게도 나타나지 않을까?
말하는 사람에게는 더욱 나타나지 않을까?
왜 아니겠는가.
사랑한다고 말하는 순간, 그 말을 듣는 사람만 아니라 그 말을 하는 사람도 겨냥한다.
더욱 겨냥한다.

그 말을 하는 사람은 자기가 하는 말을 듣기도 하기 때문이다. 듣는 사람은 잘못 들을 수 있지만 하는 사람, 하면서 듣는 사람은 잘못 들을 수도 없는 사람이다.
그래서 사랑한다고 말한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이 된다.
되지 않을 수 없다.

사랑한다는 말을 하기는 어렵지만 사랑한다고 말을 해놓고 사랑하지 않기는 더욱 어렵다.
사랑한다고 말했기 때문에 사랑하는 자가 되었음을 알게 된 신비였다.
말이 힘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사랑도 그러했다.


난 정확히 알고 있다. 너희 둘이 나눈 대화에서

누가 먼저 '사랑해'라고 했는지.....


그리고 나도 똑똑하게 기억하고 있다. 5년전

너와 연애를 시작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네가 먼저 나에게 말했던 것도...


넌 나에게도, 그녀에게도 먼저 말했다.

사랑해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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