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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앤쿨 Dec 02. 2021

문득 깨달은 나의 성취감

엄마 사람 경력을 쌓는 일

코로나와 육아로 친구와 수다 떨었던 게 언제인지 까마득하다. 전화는 먼저 잘 안 하게 되는 내 성격상 친구와 전화도 아주 간간히 하는데 오랜만에 걸려온 친구의 전화가 참 반가웠다. 나처럼 연령대가 비슷한 딸 둘을 키우는 친구. 그냥 몇 마디 말만으로도 친구의 숨소리만으로도 무언가 공감대가 형성되는 느낌이었다. 친구와 이야기하다가 문득 아, 내가 벌써 회사를 그만둔 지가 6년이 되었구나. 나 진짜 이제 경력단절녀네. 아이들 조금 자라서 유치원 갈 때쯤 되면 다시 해야지 했던 내 직장생활이 영영 못 닿을 곳에 가버린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친구와 전화통화를 끝내고 조금은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워킹맘 친구들의 SNS를 보면 아직도 아가씨같이 예쁘게 꾸민 모습, 근사한 곳에서 식사하는 모습 등 멋진 모습이 한가득인데 나는 우물 안 개구리처럼 집 안에만 있는 느낌이랄까. 내 SNS에는 오로지 아이들 사진뿐이다. 나도 멋지게 커리어우먼처럼 나이 들고 싶었는데. 매일 신던 뾰족구두는 몇 년째 잠들어 있고 지금 내 모습은 그냥 아줌마 같아서 앙상한 겨울나무처럼 시들시들한 느낌이다. 꾸미는 데 관심이 없던 탓에 피부도 많이 안 좋아져 이제 와서 후회 한가득인데 무엇보다 회사 다닐 때 느꼈던 그 "성취감"이 사라진 것 같아 마음이 이렇게 싱숭생숭한가 보다 싶었다.

회사에서 홍보업무를 하면서 회사 카탈로그를 만들고 홈페이지를 기획하고 행사를 진행하면서 결과물을 얻게 되었을 때의 그 뿌듯함. 이에 더불어 일한 대가로 통장에 찍히는 월급이 나에게 큰 성취감을 선사했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내가 스스로 내 성취감을 찾아내야 한다. 나는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면 좋을까 생각만 많아진 이 날 저녁 식사를 차리다가 문득 소소한 성취감을 스스로 느꼈다. 그것은 바로 몇 년 전보다는 빠르고 능숙하게 아이의 식판을 알록달록 채운 모습에서. 주방에서 내 발걸음이 분주했지만 가볍게 느껴졌다.



그래. 집에서도 나는 나만의 성취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깨끗한 집, 가지런히 정돈된 옷들, 냉장고 가득 채운 반찬, 그리고 건강하고 사랑스럽게 자라고 있는 아이들. 집안 살림이나 육아에 있어서도 경력이 쌓이면 분명 주부 9단은 못되어도 부장급 엄마 사람까지는 될 수 있을 거다. 임원급이 되면 더 좋고. 나만의 성취감을 찾기 위해 그림도 그리고 브런치도 시작했는데 이 부분도 발전시켜나가야지.


세상의 모든 전업맘들의 삶에도 성취감 가득하도록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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