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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애 Sep 02. 2020

2020년 09월 02일

병원 파업과 국물만 사라진 메밀국수

어제부터 아빠 몸이 계속 좋지 않아서 이번엔 항암주사를 맞기 전에 입원을 하려 했다. 요즘 병원 파업이 지속되고 있어서 아빠가 다니는 병원도 그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역시나 입원이 어렵다고 했다. 항암을 맞기엔 컨디션이 많이 떨어져 있어서 일단 영양제만 맞고 다음 주에 아빠 컨디션을 보고 항암을 하기로 했다. 정부와 의사들 간 대화가 잘 이루어져서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어려움 없이 치료를 잘 받았으면 좋겠다.


점심에 엄마, 아빠, 이모와 단골 메밀국숫집을 갔다. 아빠는 온메밀, 엄마와 이모는 비빔메밀, 나는 우동을 먹었는데 아빠는 국물만 드셨다. 퉁퉁 불은 면과 쑥갓만 남은 모양이 이상하고 왠지 징그러웠다. 요즘 입맛이 없는 아빠는 어떤 음식이든 까칠까칠하다고 표현한다. 항암을 계속하려면 컨디션 회복이 중요한데, 잘 먹고 잘 자는 기본적인 생활이 안되니까 컨디션이 자꾸 떨어지는 듯하다.


엄마가 22만 원이 들어있던 지갑을 잃어버렸는데 아빠가 웃으면서 놀려서 엄마가 삐졌다. 돈을 잃어버린 건 속이 아프지만 티격태격하며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니 너무 귀여웠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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