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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애 Sep 07. 2020

2020년 09월 07일

빨간색 오토바이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어제부터 계속 비가 내린다. 온종일 집에만 있기 답답해 집을 나서는데, 1층에 세워둔 아빠의 빨간색 오토바이가 눈에 띄었다. 우리 집엔 차가 없고 오토바이가 있다. 멀리는 못 가더라도 아빠와 엄마가 시장 갈 때, 병원 갈 때, 공원 갈 때, 동생들이 지각했을 때 등 아주 유용하게 쓰였다. 아빠는 오토바이를 타면 물고기 같았다. 빠르지만 부드럽게 운전하는 게 신기해서 한 번은 나도 타보려고 오토바이에 앉았는데 무게가 감당이 안돼서 출발하기도 전에 넘어진 기억이 있다. 오토바이는 차에 비해 몸이 그대로 노출되다 보니 아빠와 엄마가 오토바이를 타는 날이면 늘 걱정이 되었다. 아빠가 오토바이를 안 탄지 꽤 오래되었다. 아무래도 몸이 아파서 예전처럼 운전하기도 힘들고, 혹시나 사고가 날까 염려되어 가족들이 말렸다. 오랜 시간 안타다 보니 안장에 먼지가 내려앉았다. 옆에 세워둔 내 자전거에도 먼지가 소복하다. 작년 추석 때 엄마와 아빠는 오토바이를, 나와 동생은 자전거를 타고 대공원으로 산책을 갔다. 곧 추석이 다가오니 그때 생각이 났다. 올해도 작년처럼 푸른 하늘에 코스모스가 흐드러지게 핀 공원으로 산책 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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