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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애 Sep 08. 2020

2020년 09월 08일

새로운 항암 치료

오전에 병원 간 아빠로부터 전화가 왔다. 혈압약과 진통제를 놓고 왔다며 갖다 달라고 했다. 급히 준비해서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갔다. 오늘부터 아빠는 새로운 항암 치료를 받는다. 면역세포치료라고 전해 들었다. 컨디션이 꽤 좋아져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 아빠는 통원치료 입원실(?)에서 항암제를 맞고 있었다. 병실에는 아빠와 같이 항암 주사를 맞는 환자들이 8명 정도 있었고 그런 병실이 8개 정도 더 있었다. 아빠가 그동안 검진받으며 며칠간 입원했던 병실과는 또 다른 느낌이 들었다. 엄마가 원무과에 다녀오는 동안 대기실에 잠시 앉아 있는데 옆에 계신 할머니 두 분이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렸다. 어떤 음식을 먹어도 그 음식 맛이 나는 게 아니라 쓴 맛만 난다고. 밥도 쓴 맛, 생선도 쓴 맛. 그나마 믹서로 간 과일 음료만 넘어가신다고. 정말 살려고 먹는다는 얘기를 나누고 계셨다. 아빠도 평소에 무엇을 먹어도 꺼끌꺼끌하다고 표현하고 소화가 잘 안돼서 밥 대신 음료(미숫가루 등)를 많이 마신다. 도무지 그게 어떤 느낌인지 모르는 나는 아빠가 그렇게 말할 때마다 '그래도 드셔야 힘이 나지!' 잔소리를 하게 된다. 가뜩이나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먹는 양이 줄고 그만큼 영양 공급이 떨어지니까 기운이 없는 게 눈에 보이는데,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간혹 먹고 싶다는 음식이 있으면 해주는 게 최선이다. 아마 환자들의 가족들이 갖는 가장 큰 고민이 아닐까 싶다. 항암을 받고 한 일주일 정도는 특히 더 그렇다. 아무쪼록 새로운 치료에 잘 적응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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