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니
아침에 부엌으로 나와 물을 마시고 있었다. 아빠가 집에 쌀이 많아 떡을 만들까 하고 물어봐서 뒤돌아봤는데, 아빠 아랫니에 구멍이 숭숭 나있었다. 오랜만에 틀니를 뺀 아빠를 보니 낯설었다. 작년쯤 아빠는 틀니를 맞췄다. 윗니와 아랫니가 안 좋아서 치과에 갔다가 그날 바로 이를 빼고 제작했다. 생각을 조금 더 한다고 미뤘으면 좋았을 텐데 아빠는 발치한 게 충격이었는지 며칠 동안 내내 우울해했다. 그 뒤로 틀니를 거의 한 번도 빼지도 않았다. 관리도 제대로 안돼서 마모가 심할 텐데 잔소리를 해도 듣지 않았다. (나는 교정용 유지장치를 끼고 있는데 틀니와 유지장치 둘 다 치약이 아니라 전용 세정제로 닦아줘야 한다.) 아빠는 왜 오늘 틀니를 빼고 있었을까? 이따가 집에 가면 물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