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소에서 배운 삶의 방식

손해 같지만 결국 남는 것

by 메종무던

세 달에 한 번은 꼭 들르는 정비소가 있다.


낡은 중고차로 출퇴근길을 오가다 보니,

자잘한 고장이 잦다.


차에 대해 아는 게 없어

작은 소리에도 마음이 흔들린다.

혹시 위험 신호일까,

늘 신경이 쓰인다.


정비소는 크지 않다.

동네 한가운데 자리한 작은 공간.


그렇지만 언제 가도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그날도 차를 맡기고

가게 앞을 서성이고 있었다.


잠시 뒤, 트럭 한 대가 들어왔다.

운전석에서 내린 할아버지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오는 길에 브레이크가 뭐가 걸린 것처럼 덜그럭거리네.”


짐칸에는 차양막을 덮은

커다란 수박이 가득 실려 있었다.


사장님은 내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트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땀에 젖은 얼굴을 보니

양보하지 않을 수 없었다.


능숙한 손길이 닿자

차는 금세 멀쩡해졌다.


할아버지가 지갑을 꺼내자

사장님은 손사래를 쳤다.


“오늘은 그냥 가세요.

별일도 아닌데요.

다음에 요셔요.”


한동안 실랑이가 이어졌다.


결국 할아버지는

수박 한 덩이를 내밀었고,

두 사람은 웃으며 인사를 나눴다.


그 장면을 보니

처음 이곳을 찾았던 날이 떠올랐다.


후미등이 꺼져 당황하던 밤.

사장님은 단숨에 고쳐주고는 말했다.


“이건 돈 받을 것도 아니네요.”


그때부터 나는 단골이 되었다.


큰 수리에는 비용을 받으셨지만

사소한 고장은 늘 그냥 넘기셨다.


아마 그래서

이곳에 손님이 끊이지 않는지도 모른다.


어느 날,

농담처럼 물었다.


“사장님, 이거 단골 만드는 전략 아니에요?”


사장님은 믹스커피를 들고

잠시 웃더니 말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용달을 했습니다.

가진 건 중고트럭 한 대뿐이었죠.


밤낮없이 달리다 보니

눈만 뜨면 차가 말썽이었어요.


그때 늘 찾아가던 공업사 사장님이 계셨어요.

돈이 없어도 고쳐주셨고,

늘 적게 받으셨죠.

열심히 산다고요.


그게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요.


거기서 나중에 정비 기술도 배우고,

여기 정비소 차리기까지

좋은 사람들 정말 많이 만났습니다.


지금은 제가 살 만하니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그게 사는 재미 아닐까요.”


잠시 뜸을 두더니 덧붙였다.


“또 소개로 계속 손님이 오시니

결국 손해는 아니죠.”


멋쩍게 웃는 그의 얼굴이 오래 남았다.

그 웃음은 장사가 아니라

삶의 철학이 느껴졌다.


살다 보면

잃는 듯 보이는 순간이 있고

뜻밖의 호의가 다가올 때도 있다.


세상은 아마,

그런 주고받음 속에서

조용히 균형을 맞추는지도 모른다.


빼기처럼 보였던 순간이,

사실은 더하기였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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