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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용진 Aug 24. 2016

뉴욕 직장 생활 - 2. 인턴 첫 출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아니 팁은 20%는 주셔야죠?


평소 같으면 팁은 고객의 선택이라고 언쟁을 하였겠지만 오늘은 정신이 없는 뉴욕 첫날이니 택시기사에게 5불을 쥐어주고 내렸다. 뉴욕 퀸즈 서니사이드의 첫인상은 생각보다 평화로웠다. 낡고 오래된 느낌은 있었지만 빈민가 같은 느낌은 아니었다. 첫 사회생활인 만큼 회사 옆에서 지내고 싶었지만 뉴욕의 집 값은 상상을 초월하였다. 나름 도시에 위치한 학교 주변 원룸에 비해 3배 이상 비쌌고 맨하튼 원룸에서 살려면 월급의 70%를 내야 했다. 처음에 집 가격들을 보고 웹사이트 오류인 줄 알고 계속 새로고침 했었다. 결국 시험 기간 내내 클릭을 하다가 이 곳 서니사이드에 있는 방 3칸짜리 집에서 5명과 살기로 하였다. 두 명은 거실에서 생활하는 것이다.



퀸즈 서니사이드



방학이라 3개월간 방을 잘 부탁한다며 키를 준 남자는 나보다 조금 어려 보였다. 그는 집안에서의 여러 가지 규율을 가르쳐주었다. 에어컨은 정해진 날짜만 틀기, 화장실 휴지는 각자 사용, 냉장고에는 스티커로 붙인 음식만 넣기 등등. 학교 다닐 때의 차고와 거실이 있던 집보다 비싼 돈을 주며 손바닥 만한 방에 침대와 책상 딱 두 개만 있는 것을 보니 헛웃음이 나왔다. 짐을 대충 풀고 나서 피로가 몰려왔지만 내일부터 나갈 회사 가는 교통편이라도 미리 체험할 요량으로 문을 나섰다. 교통 카드조차 없는데 아침에 사다가 지각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뉴욕 배경인 주토피아의 주디의 방. 내가 지냈던 방과 매우 비슷하다.


서니사이드는 타임스퀘어에 있는 회사까지 가기 편리한 곳이었다. 7번 전철을 20분 정도 타고 갔더니 바로 회사 근처에서 하차할 수 있었다. 사실 합격을 했을 때도 크게 감흥이 없었는데 내일부터 눈앞에 있는 거대한 건물에 출근을 할 생각을 하니 벅차올랐다. 나온 김에 ZARA에서 셔츠 몇 벌을 사 오고 베개커버라든가 방향제 따위를 사가지고 집에 돌아왔다. 마지막 점검으로 입사 메뉴얼을 꺼내서 읽어보았다.


본인은 회사의 얼굴이며 개개인은 회사를 대표하기 때문에 항상 단정해야 한다.
업무 중에는 개인적은 핸드폰 사용이나 손톱을 깎는 등의 행위는 금지되어있다.
항상 극도로 프로페셔널한 마인드를 가지고 임해야 한다.
근무 시간에 메신저나 소셜 네트워크는 엄격히 금지되어있다.
등등...


월스트리트의 군기나 특이한 성격을 가진 상사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입사 매뉴얼조차 무시무시하니 긴장되었다. 괜스레 첫날부터 실수할까 봐 정장을 한번 더 다림질하고선 창 밖에서 아련히 들리는 아이스크림 차 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었다.






아침 8시에 타임스퀘어 주변은 정장 입은 또래들로 꽉 차 있었다. 아마도 나와 같은 인턴들이 아닐까 싶다. 원래는 같은 부서 인턴들끼리 일주일간 연수를 한 후에 투입이 되지만 퀀트 쪽은 일반적인 트레이닝이 딱히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직속 상사의 요청 하에 바로 팀으로 발령 났다. 사무실에 도착하자 면접을 주도하였던 마이클이 나를 반겨주었다. 마이클은 30대 초반 정도 되는, 마르고 작지만 똑 부러진 느낌을 주는 미국계 백인이었다. 마이클은 내 복장을 위아래로 훑더니 피식 웃으며 말했다.


"오 잘 왔어! 이사는 잘 했니? 안 그래도 기다리고 있었어. 아참 그리고 앞으로 이런 정장은 안 입어도 돼. 수트 입으면 아마 사람들이 가방 판매원으로 볼걸?"


주변을 둘러보니 나를 제외하고는 전부 캐주얼한 셔츠만 입고 있었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야구모자를 쓰고 일하고 있었다. 나는 갑자기 부끄러운 마음에 그 자리에서 넥타이를 풀고 자켓을 벗은 뒤에 마이클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마이클은 팀원들이 모여있는 곳에 가서 차례로 소개하여주었다. 내가 일을 시작한 퀀트 트레이딩 그룹 산하의 주식 옵션 팀은 20명 정도로 꽤나 큰 팀이었다. 한 명 한 명과 정신없는 악수를 마치고 구석에 있는 자리로 배정을 받았다. 꿈만 막연히 가졌던 트레이딩 플로어에 여러 개의 모니터와 블룸버그 키보드가 있는 내 자리가 생긴 것을 보니 가슴이 뛰었다.


트레이딩 플로어는 전부 오픈된 환경이다.



마이클은 첫날은 딱히 로그인 아이디도 없어서 할 수 있는 일도 없으니 구경을 하면서 분위기를 느껴보라고 하였다. 나는 은행 포털의 여러 가지 링크를 누르면서 구경을 시작했다. 그중에서 단연코 가장 재밌던 링크는 '조직도와 연락망'이라는 페이지였다. 이 곳에서 여러 가지 조직에 누가 속해있는지 볼 수 있었고, 각 인물의 직급과 상사가 표시되었다. 한국에서는 간단하게 직급을 부장, 대리 식으로 표시하고 부서나 팀으로 업무를 구분하지만, 미국에서는 보통 업무와 직급을 함께 표시한다. 예를 들어 인프라 프로그래밍을 담당하는 대리급 인물이면 '시니어 인프라 엔지니어', 영업을 담당하는 부장급 인물이면 '세일즈 매니징 디렉터'식이다. 마이클은 대리급 퀀트 개발자라고 적혀있었다. 같은 팀 같은 부서라도 업무 타이틀에 따라서 하는 일이나 책임이 완전히 다르다. 팀 안에서도 사람들이 어떤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면 하는 업무가 그려진다. 특히 재밌던 것은 '상사 보기'를 계속 누르면서 크게 조직이 어떻게 생겼는지, CEO 밑에는 누가 있는지 등을 보는 것이었다. 나는 8번을 눌렀더니 CEO가 나왔다. 전 세계를 휘어잡는 거대 투자은행의 조직에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 보는 것은 큰 재미였다. 특히나 한국인을 발견하면 반가운 마음에 찬찬히 프로필을 읽어보곤 했다.


9시 29분이 되자 갑자기 주변에서 우스꽝스러운 목소리로 '1분이이이이이이이이 남았습니다아아아아아! 빠라밤!' 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갑자기 사람들이 휘파람을 불며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놀란 내 표정을 보면서 옆자리에 있는 인도계 엔지니어 굽타가 웃으며 개장 전에는 한 명이 소리치는 게 전통이라 알려줬다. 박수가 끝나자 사람들은 비장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보기 시작하고 화장실에서 급하게 뛰어오는 사람도 보였다.


장이 시작되자 갑자기 화면에 파란색 빨간색 글씨와 숫자들이 엄청난 속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1초에도 10줄 이상씩 올라가는 화면을 가만히 지켜보니 정신이 없었다. "파란색은 이익을, 빨간색은 손해를 본 거래를 표시하는 거야". 차분하고 느릿느릿한 인도식 발음을 가진 굽타가 궁금해하는 내 표정을 보더니 말해주었다. 앞으로도 많은 도움을 받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수업과 뉴스에서만 듣던 초단타매매가 이루어지는 모습을 보니 너무나도 신기했다. 파란색 거래 라인의 이익 부분에 '3센트'라고 적혀있는데 배운 대로 초단타매매는 정말 몇 센트를 몇 만 번씩 거래해서 버는구나 싶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빨간 거래가 대략 20-30% 정도 되어 보였다. 이익이 작은 대신 확실한 거래만 하는 초단타매매의 특성과 다르게 손실 거래의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 보였다.


마이클이 외쳤다. "아마존과 징가의 가격 계산에 이상이 있는 것 같아, 패러미터 체크 좀 해줘!". 그러자 중국계 트레이더 시앙이 급박하게 타자를 치면서 말하였다. "젠장! 아마도 주말 사이에 변동성이 커진 걸 반영 못 한 것 같아. 지금 수정할게!"


이후에도 여러 명이 몇 번 더 외치면서 처리를 하자 이내 화면은 거의 대부분이 파란색으로 차게 되었다.


"오케이, 모든 가격 계산이 정상화되었고 오늘도 무사히 장을 열었습니다!"


마이클의 상기된 목소리를 들은 팀 사람들은 모두 박수를 크게 치면서 휘파람을 불었다. 옆 팀에서도 이 광경이 익숙하다는 듯이 웃으면서 같이 박수를 쳐주었다. 사람들은 한시름 놓았다는 듯이 커피를 타러 가거나 화장실을 가기 시작했다.


정신없었던 오픈 후 30분의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동안 누군가가 내 어깨를 툭 쳤다. 뒤를 돌아보니 키가 190 가까이 되고 야구모자를 쓴, 풋볼 선수와 같은 건장한 외모의 중년 백인 디렉터인 브라이언이 있었다.


"어이 YJ, YJ라고 해도 되지? 첫 오픈을 본 소감이 어때?"


YJ는 내 이름 두 글자의 이니셜을 딴 것이었다. 이 후로 YJ는 내 별명이 되었다.


"네네 그렇게 부르셔도 괜찮아요! 정말 정신없네요."


"하하 처음엔 다 그렇지! 마침 오늘 굉장히 특별한 날이야. 페이스북이 처음으로 상장하는 날이거든. 우리 퀀트들도 페이스북 옵션 가격 계산하느라고 난리야 난리. 지금 얼마인지 체크해볼래?"


나는 디렉터가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에 잔뜩 긴장한 상태로 재빠르게 브라우저를 켜서 구글로 들어갔다. 검색창에 페이스북의 주가 심볼인 fb를 치자 $35이라는 숫자가 떴다.


"지금은 35불이네요?"


"그래 원래 38불로 시작했는데 계속 떨어지고 있어. 이게 30불 아래로 떨어질 거 같니?"


"아...... 잘은 모르겠지만 30불 아래까진 안 가지 않을까요? 30%에 가까운 하락인데요."


"좋아 그럼 나랑 내기 하나 하자. 만약 30보다 높으면 우리 팀원들이 일주일 동안 점심을 사줄게. 만약 30보다 낮다면 너는 윗도리를 벗고 푸시업 30번을 하는 거야. 어때?"


속으로 '헉' 하고 당황하였지만 다행히 입 밖으로 내뱉진 않았다. 긴장된 얼굴로 브라이언의 얼굴을 보자 꿰뚫어보았다는 듯이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을 하였다. 하지만 인턴 사원인 나에게 무슨 선택권이 있으랴.


"네... 좋아요. 일주일 간 점심 기대할게요 하하"


뭐 까짓 거, 남자 20명 있는데서 웃통 벗고 푸시업 하는 게 어렵겠는가. 모니터 하나에 페이스북 가격을 고정시켜놓고 다시 구경을 하기 시작했다. 가장 다이나믹한 곳은 실시간으로 패러미터를 조정하는 역할을 맡은 트레이더들이었다. 주식 옵션팀은 주식 옵션을 판매해서 작지만 꾸준한 수익을 올리는 팀이었기 때문에 큰 가격이 움직이는 사건이 발생하면 보통 손해를 보았다. 마치 보험 회사에서 고객에게 사건이 발생했을 때 손해를 보는 것과 비슷한 메커니즘이었다. 때문에 트레이더들은 대박이 나서 소리 지르는 모습보다는 회사 이름에다가 'FXXK'이라는 욕을 붙이는 경우가 훨씬 많이 들렸다. 특히나 IT회사의 옵션을 주로 거래하였기 때문에 IT회사의 이름이 자주 들렸다.


젠장할 어도비! 한시도 가만히 있질 못하는군!
망할 놈의 세일즈포스! 또 말썽이야!
개 같은 마이크로소프트..... 아우


뭐 이런 식이 었다. 물론 특별히 감정을 실었다기보다 다른 사람에게 어떤 회사의 가격 변동이 커졌다 라는 것을 알려주는 느낌이 강했다. 더불어 손해를 보았다는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어느덧 정오 가까운 시간이 되자 사람들이 하나둘씩 샐러드나 햄버거 따위를 사 와서 자리에서 먹기 시작했다. 미국 회사는 따로 점심시간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각자 자리에서 혼자 먹는 경우가 흔하였다. 맛있는 냄새가 플로어에 진동을 하자 마이클이 함께 회사 앞에 있는 '할랄'을 먹으러 가자고 말했다.


뉴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할랄 카트.



할랄은 회사 바로 앞에 있는 떡볶이차와 같은 카트에서 팔았다. 나는 가장 흔한 치킨 덮밥을 시켜서 소스를 듬뿍 넣었다. 치킨 덮밥을 기다리는 동안 마이클과 그 옆에 있던 인도인은 여러 가지 전문 용어를 섞은 대화를 하고 있어서 딱히 대화에 낄 생각을 하지는 못 하였다. 뭔가 멍하니 있던 모습을 보던 인도인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오 네가 주식 옵션팀에 새로왔다는 인턴이구나?"


사로지라고 소개한 그는 학교는 어디서 나왔는지, 학교 수업에서 무엇이 재밌었는지, 첫날 분위기에 대한 소감은 어떤지 등을 물어봤다. 그는 인도 억양이 굉장히 강했는데, 학교 교수의 절반이 인도인이어서 상당히 적응했음에도 불구하고 20-30% 정도는 알아듣기가 힘들었다. 몇 번이나 'Sorry?'를 연발하며 다시 물어보자 보다 못한 마이클이 옆에서 통역 아닌 통역을 해주기 시작했다. 상황 자체가 너무나 죄송스러워서 어서 이 시간이 빨리 끝나길 빌었는데 마이클은 이런 속도 모르는지 같이 회의실에서 셋이서 밥을 먹자고 하였다. 마이클과 사로지는 굉장히 친해 보였다.


"사로지, 주말 사이에 와이프랑 좋은 시간을 보냈나봐? 얼굴이 좋아졌어!"

"무슨 소리야, 난 언제나 얼굴이 좋지."

"어휴 얼굴은 아니고 다른 게 좋은 거겠지"

"하하 마이클, 뭘 좀 아는군. 난 원래 모든 면이 우수하다네"


나는 사로지를 점심시간에 처음 본 사람이라 우리 팀 사람 같지는 않았고 마이클과 서로 실없는 농담도 주고받아서 아마 마이클과 회사 동기라고 생각하였다.


그럭저럭 점심시간을 무사히 넘기고서 자리로 돌아왔다. 페이스북은 32불이 되어있었다. 뒤를 돌아보니 브라이언은 싱글벙글한 얼굴로 야구모자를 던지며 휘파람을 불고 있었다. 별다른 할 일이 없던 나는 조직도를 다시 켜서 사람들의 이름과 얼굴을 다시 한번 매치시켰다. 특히나 러시아 이름은 발음하기가 생각보다 어려워서 외우기가 힘들었다. 그러던 중에 문득 팀에서 중심적인 인물인 마이클의 사수는 누구일지 궁금해졌다. 나는 먼저 내 프로필 보기를 클릭한 후에 '상사보기'를 눌렀다. 마이클의 프로필이 화면에 비쳤다. 나는 다시 한번 '상사보기'를 눌렀다가 흠칫 놀랐다. 아까는 어려운 이름이라 그냥 스쳐 지나갔는데, 다시 한번 발음해보니 그 발음은 분명 '사로지'였다.


그랬다. 사로지는 우리 부서의 총괄 매니저, 쉽게 말해 부장님이었던 것이었다. 갑자기 점심시간에 10번은 넘게 말했던 'Sorry'들이 스쳐 지나갔다. 대리급인 마이클과 허심탄회하게 농담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 팀 매니징 디렉터라고는 상상도 못 하였던 것이다. 아직도 미국 회사 생활에 적응하려면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 마감시간이 다되어가자 거래량도 뜸해지고 파란 글씨 올라오는 속도도 느려졌다. 팀원들은 하나둘씩 자리에서 일어나서 티비를 보거나 럭비공을 던지면서 혹은 골프채로 골프공을 버디 퍼팅하며 놀았다. 모니터를 하나쯤 깨 먹을 법도 했는데 굉장히 잘 던지는 걸 보니 한 두 번 한 솜씨는 아닌 것 같았다. 굉장히 전투적일 것이라 생각한 증권 거래 플로어에서 해맑게 웃으며 럭비공을 던지는 모습은 뭔가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3시 59분이 되자 다시 한번 우스꽝 목소리로 "자아아아아아앙 마감 1부우우우우우운 전!!!!!"라는 외침이 들리고 사람들은 오픈 때 보다 더 큰 소리로 박수를 쳤다. 페이스북은 28불을 가리키고 있었고 나는 자포자기한 상태로 함께 박수를 쳤다.


팀원 사람들이 전부다 일어나서 내 자리 주변으로 몰려왔다.


"푸시업! 푸시업! 푸시업!


나는 마지못해 주섬 주섬 셔츠의 버튼을 풀어나갔다. 거의 다 풀고 푸시업을 하려고 자세를 취하자. 브라이언이 말했다.


"하하하하 어이 인턴! 그냥 일어나도 돼. 우리 팀의 신고식이었어! 주식 옵션 팀에 온 걸 환영한다!"


이러면서 모든 팀원들이 일제히 등을 한 번씩 툭툭 쳐주면서 'Welcome!!'이라고 해주었다. 뭔가 힘이 탁 빠지면서도 굉장히 고마웠다. 듣기론 트레이더들은 성격이 괴팍하고 매정하기로 소문이 나있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정이 넘치고 유머러스한 모습들을 보니 굉장히 안심되었다. 5시쯤이 되자 마이클은 딱히 할 일이 없으니 어서 집에 가서 쉬라고 하였다. 나도 모르게 마이클에게 꾸벅 절을 하고서 회사를 나섰다. 자잘한 실수와 문화 충격이 많았던 첫날이었지만, 앞으로 즐거운 인턴 생활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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