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말 정말로 좋아하는 것 찾기
5월 22일, 집 앞 개천에서 러닝을 시작했다.
회사에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많아지다보니, 몸이 무거워지고 자꾸 움츠러들게 되는게 느껴졌다.
그래서 이제는 운동을 좀 해야겠구나. 라고 내 몸이 말을 했던 것 같다.
워낙 작심삼일하고 그만 둔 사례가 많아서, 열 번 러닝을 채우면 나에게 신발을 선물하기로 했다.
그리고 한 달 반이 지난 지금, 작심삼일이 정말로 다섯 번을 넘어버렸다.
그리고 러닝에 대한 지금 나의 생각.
새 신발 사고나서 바로 러닝을 개시하고 싶었지만, 비가 왔다. 장마가 시작 됐고, 4일째 비가 내렸다. 흑흑
한 달 정도 러닝하는 습관을 길렀더니, 이제는 비가 오면 슬프다. 달리기를 못하니까. 그래서 TLXPASS 5회 이용권 끊고,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을 뛰었다. 근데 러닝머신은 확실히 밖에서 뛰는 것 보다 노잼이다.
바람을 가르면서 목감천 뛸 때의 그 기분은 갑갑한 헬스장에선 느낄 수가 없었다.
목감천 러닝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나에게 '달리기 운동=러닝머신' 이었고, '러닝머신=지루한 것' 이었다. 여전히 러닝머신 뛰는 건 재미 없지만, 야외 러닝엔 행복해하는 나를 보면서 나는 야외 러닝을 참 좋아하는구나. 라는 걸 또 한번 깨닫게 됐다.
운동이 끝나면 내 마음이 높은 확률로 긍정적인 방향을 향하고 있는 게 참 좋다.
운동이랑은 별로 친하지 않았던 내가 이제는 떳떳하게 요즘
'이런 이런 운동을 해' 라고 말할 수 있는 것도 너무 좋다.
- 일주일 전에 쓴 일기 내용 중 일부
정말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은 기분이다.
그리고 나에게 약속대로 신발을 선물했다! 정말 일주일동안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흐물흐물한 러닝화 모양이 하나 같이 다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싫어하는 모양의 신발들을 모두 걷어내고 고민 끝에 선택한 신발을 보면서, 내 취향에 대한 생각이 머리를 또 한 번 스쳤다. 요즘 내가 사는 물건들을 잘 살펴보면, 대개 둥글둥글한 모양을 하고 있다. 가방도 신발도 옷도 시계도 모두. 각진 것 보단 둥근게 좋다.
근데 그게 사람한테도 똑같았다. 성격도 외모도, 날카롭기 보단 둥글둥글한걸 좋아했고, 지금도 그렇다. 참고로 내 최애 아이돌은 러블리즈 수정이다. (a. k. a 빵떡이)
계속 부딪혀보자. 나한테 하는 투자를 아끼지 말자는 생각을 오늘도 다시 한 번 하게 된다. 가만히 있으면 내가 어떤걸 좋아하는지도, 그래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도 알 수가 없으니까. 나에게 다가오는 것들에 내 마음의 방향이 어떻게 향하는지, 꼼꼼하게 잘 살펴보자!
비저너리, 요즘 내 삶의 가장 큰 화두인 '취향 찾기'에 힘을 실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어서 더 든든하다. 모두 자기다움을 열심히 찾아나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이런 얘길 정말 편하게 나눌 수 있다. 그래서 비저너리는 우주 최강 짱짱 좋은 모임이다.
좋은 사람들이 모여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처음 문을 두들겼고, 실제로 4개월을 함께 지내다보니 정말 좋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걸 느낀다. 비저너리 모임에 가면 마음이 편하다. 그래서 편하게 내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 그렇게 편하게 내 모습을 드러내도, 모두 따뜻한 마음으로 받아들여주신다.
사실 오프라인으로 엄청 자주 만난 것도 아니다. 2주에 한 번, 중간에 사정이 있어서 결석한 날까지 포함하면 얼굴 본 횟수가 7-8번 내외가 되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런 마음을 갖는다는 건, 좋은 사람들로부터 만들어지는 힘이 비저너리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함께하는 사람들이 좋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의 비저너리도 기대가 된다.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