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태욱 Jan 15. 2019

PORTO. 4

포르투 21일, 살아보는 여행의 기록




러너들의 핫플레이스를 찾았다. 강변을 따라 10km는 되어보이는 달리기 트랙. 구름 한 점 없는 깨끗하고 맑은 날씨. 그리고 내리쬐는 햇빛. 신나게 달렸다. 일요일이라 뛰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덩달아 신나서 더 열심히 뛰었다. 역대급으로 기분 좋은 순간이었다. 아. 내가 이러려고 왔구나 여길.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백 번 천 번 들었다. 포르투에 러닝화랑 옷들 가져온 건 정말 신의 한수였다. 태욱이 칭찬해.


Bicalho 경전철역 근방 해안도로

4150-138 Porto




전 날 산 샐러드 야채와 방울토마토를 꺼내서 아침을 먹었다. 마트에서 샐러드 야채 믹스를 큰 봉투에 담아서 파는데 먹으면서 루꼴라가 들어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넘나리 행복했다. 내가 사랑하는 루꼴라를 이렇게 마음껏 싼 가격에 먹을 수 있다니. (샐러드 믹스 한 봉지 1.1유로) 운동하고 엄청 개운한 상태로 내가 좋아하는 샐러드를 먹으니까 기분이 짱짱 좋았다. 아마 이 순간을 나중에 엄청 그리워하게 될 것 같다. 쳇베이커 라디오와 함께하는 느긋한 아침. 정말 이런걸 기대하고 여기 왔어 맞아.





5km 달리고 들어와서 급 피곤이 밀려왔다. 두 어시간 자고 일어나서 어제 못간 젤라또 가게로 향했다. 오늘도 걸었다. 매일 아침 시내로 걸어가는 길에 만나는 포르투. 표지판 다섯 개가 나란히 서있는데 각각 패턴이 다르다. 이거 볼 때 마다 내가 포르투에 와있다는 느낌도 받고, 너무 귀여워서 그냥 기분이 좋아진다.


길가다 만난 렐루서점. 매번 지나다니긴 했는데 렐루 서점인지도 몰랐다. 엄청 길게 줄 서있고 해리포터 낭독하는 걸 보고나서야 알아차렸다. 귀여워서 영상으로 찍어둠.


Livraria Lello

R. das Carmelitas 144, 4050-161 Porto




젤라또가 그냥 아이스크림이지. 라고 생각했던 나 자신 반성. 쫀독쫜득 넘나리 맛있었다. 2층에 앉아서 잠깐 책도 보고 일기를 썼는데, 아무도 없어서 좋았다. 볕도 너무 잘 들어서 필카로 사진도 한 장 찍었다. 그리고 저녁 동행도 구했다.


Cremosi

Rua de José Falcão 2, 4050-294 Porto




젤라또 가게를 나와서 페이퍼 클립 찾으러 온 사방 팔방을 뒤지고 다녔다. 한국에서 너무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을 포르투갈에서는 한 시간 두 시간 샅샅히 뒤져야 찾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A vida Portuguesa - Loja Clerigos

R. da Galeria de Paris 20, 4050-182 Porto



지도를 조금씩 내려놓아보기로 했다. 구글 맵에 집중하다보니 주변을 충분하게 둘러보지 못하는 느낌이 들었다. 정해진 루트로만 움직이다보니 우연하게 만나서 좋을 것들도 놓치고 있는 것만 같았다. 4일차가 되어도 아직까지 포르투 지리가 완전히 익숙해지진 않더라. 지도를 어제보단 덜 꺼내봤다. 그래서 잘못된 길로도 많이 들어갔지만, 확실히 조금 더 신경써서 나와 내 주변 것들의 위치를 알게되더라.




동행분들과 저녁 먹기 전에, 문어샐러드가 급 땡겨서 어제 갔던 Taxca에 또 갔다. 다섯 시 정도였는데 홀엔 나 혼자밖에 없었다. 문샐과 작은 맥주를 시켰다. 어제의 감동보단 덜했다. 하지만 나쁘진 않았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 혼자 놀았다.


Taxca

Rua da Picaria 26, 4050-477 Porto





약속 시간까지 살짝 애매하게 남아서 동루이스 다리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오늘의 그라데이션 get.





약속 장소 가는 길에 영화관도 있었고, 진짜 허름한데 리얼 로컬들이 다니는 느낌나는 음식점도 발견했다. 다음에 한 번 씩 가봐야겠다는 생각.




저녁 만나서 이런 저런 음식들 먹었고, 너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분위기나 서비스는 괜찮은 편. 좀 비싸다. 나이가 다들 비슷했고 비슷한 고민들을 하고 있었다. 말이 잘 통해서 좋았다. 아주 신나게 밥+술


Cafe guarany

Av. dos Aliados 85/89, 4000-066 Porto





이 기세를 이어서 꽤 괜찮은 와인가게로 가서 와인 2병을 더 마셨다. 사진이 구린데 넷이서 2인용 치즈/과일 플레이트 시켜놓고 먹었다. 양이 꽤 많다. 남겼다. 여긴 진짜 와인이 싸다. 한국에선 이 돈으로 절대 못먹어. 신나게 수다 떨고 놀다가 열 두시 되서 해산했다. 다음 날 와이너리 투어 같이하기로 약속함. 귀가 시간이 점점 더 늦어지고 있다. 처음으로 우버를 타봤고, 매우 쾌적하고 편-안했다. 밤 늦은 시간 집 돌아가는 것도 이제 무서울게 없다.


ALL in Porto

R. Arquitecto Nicolau Nasoni 17, 4050-423 Porto




1월 13일(일) 63,135원 지출


이전 03화 PORTO. 3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