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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태욱 Jan 15. 2019

PORTO. 5

포르투 21일, 살아보는 여행의 기록


어제 아침 러닝에서 본 강가 풍경이 너무 강렬해서, 오늘 아침에도 다시 뛰러 나갔다. 숙소가 시내에서 살짝 떨어져 있어서, 매번 오가는게 불편한건 사실이지만 그만큼 더 좋은 점들이 참 많다. 최고의 호스트. 최고의 룸 컨디션. 그리고 집 앞 10분거리에 짱 좋은 달리기 트랙이 있다는 점. 확실히 저녁보다 아침 러닝이 훨씬 힘들다. 몸이 무거운게 느껴진다. 




가볍게 2키로만 뛰고, 집 돌아가는 길 마트에 들러서 방울토마토랑 발사믹 드레싱을 샀다. 


Continente

Alameda de Basílio Teles 152, 4150-138 Porto




집에 돌아왔더니 조제 어머님이 엄청 깨끗하게 방청소를 해두셨다. 호텔 룸서비스 받는 기분이 들었다. 단순하게 침대 시트 갈고 먼지 털어주는 수준의 청소가 아니었다. 3박 4일동안 지내면서 내가 풀어놓은 짐들을 보시고, 좀 더 보기좋고 사용하기 편하게 방을 재정비해주셨다. 선반위에 흩어져있던 물건들을 쟁반위에 가지런히 다시 정리해주시고 내 옷도 종류별로 분류해서 이쁘게 개어놓으셨다. 이런 정도까지를 생각한게 아닌데, 항상 기대 이상의 서비스를 해주셔서 참 감사하다. 





달리기 마치고 아침으로 샐러드랑 과일 먹는게 참 좋다. 집 들어오는 길에 사온 발사믹을 너무 많이 뿌려서 내가 좋아하는 루꼴라향이 묻혀버렸다. 다음부턴 살짝만 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어제 만난 동행분과 오후 2시에 와이너리 투어를 같이하기로 했다. 갑자기 또 급 피곤해져서 어제 일기를 빠르게 써놓고 잠깐 잤다. 아무래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너무 빡세게 술먹고 놀았더니 피로가 쌓이긴 했나보다. 





자고 일어났는데 약속시간까지 빠듯해서 우버를 탔다. 오늘도 여전히 햇살이 좋은 포르투.





다리 건너에서 바라본 히베이라 광장. 여기가 훨씬 훨씬 훨씬 더 좋았다. 엽서에서 볼 법한 풍경이 내 눈앞에 펼쳐져 있다니. 복작거리는 히베이라 광장보다 여유롭고 한산해서 좋았다.





샌드맨 와이너리 투어. 어제 만난 동행분들과 함께했다. 가이드 투어와 테이스팅 모두 괜찮은 경험이었다. 투어가 살짝 짧은 감이 있어서 살짝 아쉽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매우 세련되고 모던한 느낌을 받았다. 와이너리 내부 뿐만 아니라, 짧은 영상보는 오디토리움의 분위기나 와인 테이스팅하는 장소 옆에 있는 굿즈샵들의 완성도가 굉장했다. 굿즈 보면서 계속 감탄했었고, 진짜 이 사람들 장사할 줄 아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굉장히 오래된 와이너리인데 현대식으로 모두 개조해서 옛날 그대로의 모습은 어땠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Sandeman

Largo Miguel Bombarda 3, 4430-175 Vila Nova de Gaia





투어 끝나고 밥 먹으러 가는길. 





히베이라 광장 근처에서 먹은 해물솥밥과 문어튀김+밥. 해물솥밥은 진짜 해장국 먹는 느낌. 시원하고 좋았다. 새우도 탱탱하고 해산물 상태가 전반적으로 신선했다. 구글 맵 평이 갈려서 살짝 불안했지만 성공적. 여기와서도 한국스러운 음식을 찾게되는 나는 정말 뼛속까지 한국인.



맥주 따른지 거의 10분이 지나가는데도 계속 거품이 올라왔다. 지금까지 포르투에서 먹었던 맥주 중에서 가장 온도가 그저그랬지만 그래도 맛있었다.


Adega São Nicolau

R. de São Nicolau 1, 4050-561 Porto





2차로 갔던 벨기에 맥주 펍. 원래 가려던 목적지가 있었는데, 가는 길에 그냥 들어갔다. 딱 쓰베 느낌나는 펍이었고 실제로 쓰베에서 봤던 맥주들도 보였다. 너무 젠틀하게 서빙해주셔서 기분이 좋았고, 마지막 계산할 때는 우리나라 말로 thank you가 뭔지 물어보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얘기했더니 감사합니다. 라고 얘기하고 가시더라. 기분이 좋았다. 반대로 나도 여기서 조금 더 열심히 포르투갈말을 써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바테이블도 있어서 혼자 맥주 먹고 싶을 때 꼭 다시 찾게 될 것 같다.


Gulden Draak Bierhuis Porto

N. 82, Rua de José Falcão, 4050-315 Porto





동행분들과 인사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웬만한 먹을거리들과 must-visit 스팟들을 어느정도 돌고나니까, 로컬 사람들만 찾는 가게들에 가봐야겠단 생각이 점점 더 들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외국인이 있는게 매우 낯선 동네가 어딜까? 그럼 반대로 포르투에서 어디로 가면 한국 사람이 있는게 매우 낯설까. 지금까지의 4박 5일을 돌이켜보면, 매번 상벤투역 시내 중심부로만 향하려고 했었던 것 같다. 한국으로 따지면 매일 명동가는거랑 비슷한건데, 그럼 재미없잖아. 오늘부터는 조금 더 열심히 중심부를 벗어나보자. 변두리를 샅샅히 뒤져보자. 한국에서도 그랬듯이, 이 곳 변두리에서도 분명 보석을 발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1월 14일(월) 66,922원 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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