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 얼라인먼트
김명섭
팔년이나 탄 늙은 차
시원한 가로수 그늘 쪽으로
자꾸 머리 처박아
편마모가 된 낡은 타이어 갈았다
타이어만 갈면
세상 길 바로 갈 줄 알았는데
시속 팔십 킬러미터 넘자
덜덜덜 오한을 시작했다
차 병원에 가서 진찰하니
바퀴가 똑바로 굴러가게
휠 얼라인먼트 해야 한단다
나이가 들면서
팔자 걸음으로 벌어진 이웃과
발 앞부리 모우고
겸손하게 살라는 토우인
낙상의 충격 줄이고
땅과 찰싹 붙어살라는 캠버
허무한 각도도 단단히 조였다
남은 길 반듯이 가게
편안하게 가게
*토우인=벌어지지 않게 바퀴 앞부분을 좁히는 것,
*캠버=접지력이 좋게
바퀴 아래 부분을 좁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