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수화

김명섭

by 김명섭

겨울 수화


김명섭


그 푸르던 소나무 가지에

진눈깨비가 투정으로 쌓여

참을 수 없게 휘더니

정의 마디마디를 꺾었다


무엇에 뒤틀렸는지

그대의 마음이

고드름으로 자라던 것을

왜 눈치채지 못했나


늘 거기쯤 떠있어야 할 가오리연

요즘은 신바람이 없는지

끝없이 곤두박질치며

만남의 부표를 지우고 있다


밤을 구울 땐

가슴을 저며 구워야 하는 건데

꿈만 부풀리다

그만 터져 버린 언약의 껍질

익지 않은 알맹이마저 달아났다


새 오금을 틀던

마지막 서릿발

어쩌면 좋을까

그대의 창에 성애로 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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