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소나무를 사랑한다면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라고요?
소나무는 한국에서 인기 많은 국민 나무다. '초록은 잎쯤 되겠지' 나무 구분 못하는 사람도 소나무는 정확하게 알아낸다. "기차가 서지 않은 간이역에 키 작은 소나무 하나 기차가 지날 때마다 가만히 눈을 감는다"(기차와 소나무, 이규석) 같은 인기가요부터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샛바람에 떨지 마라. 창살 아래 네가 묶인 곳 살아서 만나리라"(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안치환) 같은 민중가요까지 흥얼흥얼, 친숙한 나무다. 이름을 알아 부르기도 하고 잘 알게 돼 눈에 띄니 소나무에 얽힌 장소들, 추억들도 참 많다. 2022년 국립산림과학원 설문조사에선 ‘좋아하는 나무’ 1위로 소나무(37.9%)가 뽑혔다. 2위 단풍나무(16.8%), 3위 벚나무(16.2%), 4위 느티나무(4.4%) 등과는 압도적인 차이를 나타냈다. 이런 소나무, 모두가 아끼는 소나무에 대한 마음이 관료주의, 신자유주의와 만났을 때 생기는 비극에 대해 차례로 써보려고 한다.
100% 죽게 되고, 약제나 천적도 없다면서 방제를 한다고?
소나무재선충병 이야기부터 해보려고 한다. 소나무재선충병은 재선충이라는 1mm 내외의 선형동물문의 아주 작은 동물이 소나무 속으로 들어가 물관과 체관을 막아 소나무를 죽게 하는 병이다. 이 재선충은 솔수염하늘소와 북방수염하늘소의 공기구멍(기문)에 있다가 봄에 새잎을 갉아먹을 때 소나무 속에 들어간다. 이 두 곤충은 다른 하늘소류처럼 소나무류만 편식하는 곤충이라 다른 나무에는 피해를 주지 않는다.
1988년, 부산 동래구 금정산에서 처음 확인된 소나무재선충병 최초 발견된 이래, 즉 북방수염하늘소와 솔수염하늘소가 발견된 이래, 수천만 그루가 소나무재선충병으로 고사했다. 이를 명분으로 산림청은 대대적인 방제작업을 벌여오고 있다. 이 두 곤충 북방수염하늘소와 솔수염하늘소를 박명하겠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2014년 산림청은 "2017년까지 완전 박멸"이라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당연히 실패했다. 더 큰돈이 투입되고, 더 철저하게 실패하고 있다. 한해 투입되는 직접적인 정부 예산만 803억 원(2024년 기준)에 달한다. 방제는 防除. 즉 예방해서 없앤다는 의미다. 그런데, 산림청은 소나무재선충병에 대해 이렇게 정의한다.
“소나무 에이즈”라고 불리는 소나무재선충병은 한번 감염되면 치료가 되지 않고 100% 말라죽게 됩니다. 현재까지 치료 약제나 천적 등이 발견되지 않아 일본, 대만, 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의 소나무를 전멸시키고 있는 아주 무서운 병해충이다.
치료가 안 되고 100% 말라죽게 되는 소나무재선충을 방제한다는 것이다. 논리적인 모순이다. 사실 북방수염하늘소와 솔수염하늘소를 완전히 없애겠다는 건, 산에 모기를 완전히 없애겠다는 것과 같은 발상이다. 인간에 의해 철저하게 통제되는 도시에서도 파리, 모기를 없애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 이상으로 산에서 하나의 생물종을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며, 그간의 경험에 비춰 오히려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훨씬 높다. 숲이라는 변화무쌍 하며 우리가 다 헤아릴 수도 없는 생태적 가치 가진 공간을 인위적으로 완전히 통제하겠다는 발상도 틀린 것이며, 그 과정에서 생길 부작용은 심각하게 고려되지 않고 있다.
일본의 실패작을 그대로 들고 와 실패 또 실패 반복
실제로 우리나라보다 30년가량 소나무재선충병이 문제가 됐던 일본은 1997년부터 방제를 포기했다. 정확히 말하면 방제, 즉 인위적인 통제를 하는 것이 아무런 효과도 없을뿐더러 되레 확산시키며, 그냥 두는 것보다 못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단법인 한국산림기술사협회가 2017년 펴낸 ‘일본의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기술’이라는 보고서를 보면 1972년 재선충을 처음 확인한 일본도 100% 방제를 목표로 1977년 소나무재선충 특별조치법을 만들었고 △훈증 △나무주사 △약재 살포 등으로 대응했다. 지금 우리나라가 하는 방식이 바로 이 방식을 그대로 베낀 것이다. 이런 농약 의존 방제는 일본에서도 20년 만에 실패로 끝났다. 일본은 1997년 이 법을 폐지하고 보존 가치가 있는 유적지 등의 중요 소나무류만 제한적으로 방제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사실 '방제'라는 현상을 왜곡하는 잘못된 표현이다. △사람들의 소나무재선충에 대한 잘못된 인식 형성△산림청이 숲에서 '방제'를 가장해 벌이는 각종 생태 파괴 및 헛돈 쓰기 △국회 등에서 관련 불필요한 예산을 받아내는 논리와 명분 쌓기에 이용된다. 소나무를 안타까워 하는 마음을 횡령하고 있달까.
산림청은 2005년 나무재선충병 방제특별법 제정된 이래 백전백패하고 있다. 2005년 40개 시군에서 발생했던 소나무재선충병은 2025년 155개로 확대됐고, 최근 확산세가 더욱 심해져, 고사한 소나무가 2020년 41만 그루에서 2025년 149만 그루로 급증했다. 방제라고 해서 이뤄지는 행위는 크게 네 가지다.
소나무를 살린다면서 모두베기 방제? 오염되고 타락한 언어로 눈속임
먼저 추가 확산을 막고자 고사한 소나무를 베어낸다.(①벌목) 문제는 이 과정에서 재선충이 더욱 확산된다. 고사한 나무를 베어내려고 길을 내고, 사람과 장비가 투입돼 바람이 잘 통하는 길을 만들고, 이 과정에서 소나무재선충병을 옮기는 북방수염하늘소와 솔수염하늘소가 더욱 멀리까지 날아간다. 소나무재선충병에 걸렸는지 여부로 불분명하다. 소나무재선충병에 걸린 것으로 의심돼 베어낸 소나무 가운데 실제로 재선충병원균을 보유한 나무는 7% 수준에 불과하다. 숲이 건조해지고, 어렵게 형성된 비옥한 부식토 등 숲 토양이 사라지는 것은 덤이다.
그런데 2024년부터 산림청은 골라 베기를 모두베기 방제라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소나무재선충병에 감염된 소나무 외에, 혹시 잠복기에 있을 수 있는 그 주변에 있는 소나무까지 모두 베어낸다는 것이다. 소나무를 살리겠다고 하는 방제가 소나무를 죽이는 모두베기로 전환됐다는 것 자체가 그간 정책의 실패를 자인하는 꼴인데, 여기에 모두베기 방제라는 오염되고 타락한 네이밍으로 실체를 속이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모두베기 방제는 작업 비용의 문제로 소나무 외에 그 일대 다른 모든 나무를 베어낸다. 한 그루씩 솎아 베면 사람이 투입돼 한 그루에 20만 원 정도 비용이 투입되지만, 포클레인이 투입되면 한 그루에 비용이 2만 5천 원이다. 모두베기 방제라는 '생태학살'이 등장한 배경이다. 방제를 명분으로 숲을 마음껏 파괴한다. 참, 산림청이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를 대대적으로 실시하는 명분 중 하나가 "국민들이 좋아하는 소나무아니냐, 그런 소나무를 살려야 하지 않겠느냐"라는 것이다. 살린다면서 죽이고, 좋아한다면서 혐오한다.
또 ,뒤에 다시 다루겠지만, 이렇게 베어진 나무는 바이오매스, 미이용바이오매스라는 이름으로, 즉 땔감으로 이용되고, 정부는 이렇게 땔감 이용에 태양광발전보다 더 많은 보상금(REC 가중치, 태양광은 1.5인데 비해 땔감은 2.0이다.)을 부여해, 대형 발전사들에게 한해 수천억 원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대형 발전사들이 이를 위해 쓰는 돈은 우리가 내는 전기세다. 이런 돈이 돌아가는 구조는 모두배기 방제가 더욱 적극적으로 이뤄지게 하는 토대가 된다.
여기다가 '숲가꾸기' 사업이라며 숲 솎아 베는 사업을 전국 숲에서 매년 2천억 원 이상을 들여 반복적으로 하고 있는데, 역시 소나무재선충병이 더 멀리 퍼지게 하는 역할을 한다. 뒤에 다시 다루겠지만, 숲가꾸기도 왜곡된 표현이다. 산림청은 산림 정화라는 말도 많이 쓰고 있는데, 숲을 정화의 대상, 가꿔야 할 대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지리산과 설악산, 오대산 같은 숲이 왜 훌륭하고 감동을 주는 숲이 되었는지 생각해 보면 이런 표현들이 어떤 인식을 심어주는지 알 수 있다.
소나무를 살려야 한다면서 시작된 돈벌이
다음으로 베어낸 나무 모아서 숲 속에 모아두고, 천막(훈증포)으로 덮어둔 뒤 그 속에 고독성 살충제(메탐소듐) 넣는다.(② 훈증) 원래는 베어낸 나무들을 산 밑으로 옮겨야 하지만 그 양도 너무 많고 역시 비용이 문제였다. 결국 숲 한가운데에 두고 내려오려고 하면서 생각해 낸 것이 밀봉한 뒤 살충제를 넣는 방식이다. 하지만 훈증포는 쉽게 훼손되는 데다, 토양 오염을 일으키고, 이 농약이 산림생태계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나 조사는 전혀 없다. 결국은 "소나무를 살려야 한다"는 선량한 마음을 이용해, 벌먹업자와 살충제 판매업자, 훈증포 제조업자 등이 돈을 벌고, 소나무는 못 살리고, 산림생태계는 교란되고, 오염되고, 파괴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또 이렇게 바짝 마른 소나무 '무덤'은 산불 등이 났을 때 불길을 확산시키는 재료가 된다.
또 나무주사라고 하는 것이 있다. (다음 회에 계속)
(용어 새롭게 정리하기)
①소나무재선충 방제 : 살충제에 의존해 북방수염하늘소와 솔수염하늘소 박멸한다는 명분 아래 스스로 불가능하다고 정의한 일을 반복하는 산림청 사업. 직간접적으로 매년 수천억 원의 나랏돈을 들여 숲을 파괴하고 소나무를 죽이는 일.
②모두베기 방제 : 산림청이 지난 20년간 많은 돈과 인력을 투입해 실행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가 실패했음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새롭게 개발한 생태학살. 소나무는 물론 참나무류 같은 활엽수까지 모두 베어내어 숲을 밭으로 만드는 일.
③숲가꾸기 : 저절로 훌륭해진 숲을, 정화하고 가꾸겠다며 숲을 파괴하는 산림청 사업. 실제로 산림청에선 "숲은 그냥 두면 황폐해진다"고 주장하고 있음. 촉촉하고 부식토 등이 풍부해 많은 생명에게 살 곳을 제공하는 숲을 메마른 죽음으로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일. 소나무재선충병 매개충인 북방수염하늘소와 솔수염하늘소가 멀리 퍼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산불이 났을 때 불길이 확산되는데 기여하는 일.
④산림바이오매스 : 발전소에 공급되는 땔감. 나무는 저절로 자랄 테니까 탄소배출이 제로라고 홍보되지만, 실제로는 벌채 과정에서의 산림훼손 및 생태파괴, 탄소배출 등에 대해선 고려하지 않고 있음. 나무가 탄소 흡수원이라는 기초적인 사실도 반영되지 않았음. 실제로는 석탄발전소보다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있음. 50년, 100년 이상된 숲까지 '탄소중립'이라는 기치 아래 길(임도)을 내고, 모두베기 방식으로 마음껏 베어내면서 '언젠가는 다시 숲이 되겠지' 무턱대고 기대하는 과정에서 생산된 땔감.
https://www.youtube.com/watch?v=5IOIC3XULQg
<소나무를 사랑한다면서>
제1부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라고요?
제2부 미안하다, 소나무야, 하늘소야
제3부 개입의 생태계
제4부 소나무는 설명되기보다 불려왔다
제5부 소나무는 숲을 독점하지 않았다
제6부 손을 떼는 선택